더불어민주당 대변인단에 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이 합류했다. '훈식이 형, 현지 누나' 문자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 대변인은 2020년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검찰을 비판하는 조국백서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에 발탁됐고, 검찰 개혁을 앞당길 30대 젊은 변호사라는 이유로 경기 안산 단원을에 전력 공천됐다. "매일 밤 조국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친조(친조국)'임을 내세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나, 점차 '친명(친이재명)' 색깔이 뚜렷해졌다. 원조 '친명'과 중앙대 선후배들이 뭉친 7인회에 참여해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우군을 자처했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가 다선 의원보다 유명해진 건 2023년 5월 거액의 코인을 보유한 사실이 보도되면서부터다. 비록 가상자산을 신고할 법적 의무는 없더라도 고의로 감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의정활동 중에 빈번하게 코인 거래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022년 11월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가 있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도중 코인 매매를 한 사실이 보도됐고 여론이 들끓었다. 국민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상실한 행동이었다.
코인 의혹이 불거진 지 9일 만에 김 대변인은 "부당한 정치공세"라며 탈당했다. 당의 징계도 없었고, 코인도 지켰다. 당시 당 대표 측근이라 온정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그는 2024년 3월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슬그머니 입당했다가 그해 4월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되면서 우회 복당했다.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입성 반년 만에 그는 사실상 경질되고 만다. 7인회 멤버였던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우리 중앙대 출신. (이재명) 대통령 (경기도) 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 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다.' 문의원의 문자에 김 대변인은 '넵 형님,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께요!"라고 발랄하게 답했다. 그 자리에 맞는 공적 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한 통의 문자로 청와대가 민간 협회 인사까지 개입하고, 학맥과 그림자 실세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코인 보유 논란에도, 인사 청탁 논란에도 그를 감쌌던 민주당은 이번에는 대변인 등용으로 정치적 재기의 길을 열어 줬다. 세간에선 '남국 불패'냐고 한다. 박수현 민주당 대변인은 한 방송에서 "두 번의 큰 고비를 겪으면서 반성도 했을 것이고, 젊은 정치인이 집에 틀어박혀서 위축된 생활을 보내게 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했다. 반복된 선처를 경험할 기회도 못 가져 본 청년 정치인들은 이 말에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2026.02.25(수) / 동아일보 / 우경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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