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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패럴림픽

  7일 이탈리아에서는 동계올림픽 감동을 이어갈 또 다른 지구촌 축제의 막이 열린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흘간 열리는 이번 동계 패럴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6개국 612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동계올림픽 5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 대회이지만, 분위기는 조금 어수선하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중동이 불바다가 된 데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 자격정지를 당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자국기를 달고 출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체코, 폴란드 등 7개국이 개막식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선수 20명이 4개 종목에 참가하는 우리나라는 동계 패럴림픽 사상 두 번째 금메달 및 세계 20위권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독일인 외과의사 루트비히 구트만이 2차 세계대전에서 부상한 참전 군인들을 대상으로 운동을 재활치료에 접목시켰고, 이를 국제대회로 만든 것이 패럴림픽 원형이다. 패럴림픽은 국가별 경쟁이지만 올림픽과 불가분 관계인 '스포츠 국가주의' 색채는 훨씬 옅다. 패럴림픽은 '나란히'라는 뜻의 그리스어 전치사 파라(para)와 올림픽의 합성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한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실제로 비장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패럴림픽의 경기방법, 선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된 자료로 장애인 이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더니, 장애인을 '몸이 불편한 사람' '부족한 사람'으로 바라보던 아동들이 '노력이나 도움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 '나와 똑같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해가 넓어졌다는 연구 결과(2018, 전제련 ·신현기)도 있다.

 

  최근 대한장애인체욱회가 설문조사한 결과 63%가 패럴림픽 TV중계가 확대돼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 단독 중계권을 가진 KBS는 지난 대회보다 2배 이상인 2,780분을 편성했다고 한다. 긍정적인 방향이다.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는 장애인 선수들을 아낌없이 격려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사회', '소외 없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2026.03.07(토) / 한국일보 / 이왕구 논설위원